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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에 대해 궁금해하지 말라
작성자 황진아 등록일 2018-03-23 조회수 2649
여성들이 분노를 넘어 행동하기 시작했다. 성폭력 피해를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는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결단이다. 피해자들이 불이익을 받는 구조적 문제와 사회적 편견을 없애야 한다고, 온·오프라인에서 ‘역대급’ 광풍이 불고 있다. 8년 만에 용기를 낸 서지현 검사의 발언이 여성들에게 힘을 준 결과이다. 

서지현 검사의 성폭력 피해 사실이 세상에 나오는 데 8년이란 긴 시간이 걸린 것처럼 성폭력 피해자들이 피해를 말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미국발 미투(#Me Too)는 아니었지만 1983년 여성의전화 핫라인 상담전화를 통해 여성들은 납득할 수 없는 피해, 있어서는 안되는 일에 대해 이미 말하기 시작했다. 1991년 한국성폭력상담소가 개소했을 때 성폭력의 피해를 말하는, 계속 울려대던 전화 소리를 필자는 잊을 수 없다. 또 2003년 최초로, 비공개 공식장소에서 피해자들은 자신의 피해를 ‘SPEAK OUT’이라는 형식으로 말하기 시작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린 서지현 검사는 용기 있는 고백 하루 만에 업무능력과 근무태도 등과 관련한 근거 없는 각종 소문이 보도되며 2차 피해를 입었다. 이처럼 대중들은 성폭력 범죄 사건을 접했을 때 ‘왜 이제야 말하는 걸까’ ‘피해자는 어떤 여성일까’ ‘피해자가 왜 더 강력하게 저항하지 않았을까’라며 개인의 잣대로 평가한다. 서지현 검사의 말하기를 최초 보도한 JTBC 방송마저도, 2차 피해의 문제점을 보도하는 그 순간에 서지현 검사의 ‘조용한 스타일’이라든가 ‘과거 업적’이 어떠한지에 대해 묻고 있었다. 동료들이 말하는 서지현 검사, 업적을 통해 말하는 서지현 검사를 통해 서지현 검사의 진술이 진실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8년 전에 발생했다는 성폭력 피해에 집중해야 한다. 피해자가 말하는 사실이 무엇인지, 왜 그동안 말하기 힘들었는지를 중심으로 사건화되지 않았던 그간의 고통을 들어야 한다. 그리고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팩트’와 그 팩트가 왜 이제 말해지고 있는지 피해자의 목소리에 집중하면서 ‘성폭력 가해 사실’에 대해 들어야 한다.

만약 서지현 검사가 과거 장관상을 받지 않았고 (그 사건으로 너무 힘들어서, 아니면 여러 이유로) 형편없는 업적을 수행했다면 강제추행을 당하지 않았을까? 만약 인간관계가 형편없었다면 강제추행을 당하지 않았을까? 말도 안되는 질문이라 여길 것이다. 그러니 서지현 검사가 훌륭한 업적을 수행했다는 사실에 안심하지도 말고 묻지도 말자. 훌륭한 업적을 수행하지 않아도, 조용한 스타일이 아니어도 성폭력 피해 사실을 말할 수 있게 말이다. 피해자가 어떠한 사람이든 ‘성폭력 피해가 있었다’는 그 사실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폭력 문제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은 여전히 피해자, 피해에 대한 불신으로부터 시작한다. 여성의 정조가 더럽혀지고, 순결을 잃은 것으로 조명되어 왔던 오랜 역사에서 여성들은 자신들의 피해를 말할 수 없었다. 피해를 당한 것도 억울하지만 그 피해를 말하는 순간 자신의 피해가 이해되기는커녕 더러운 여성으로 환원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들게 말하면 혹 남성 가해자나 조직을 망치기 위한 ‘거짓말’이라며 믿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제까지 피해자들은 자신의 잘못이라는 자책으로, 더러운 여성이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피해를 말하는 의도, 목적을 의심받으면서까지 그 피해를 말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러한 사회적 통념이 작동되는 상황에서 법과 제도가 만들어지고, 가해자의 역차별 논리, 무고죄, 명예훼손 등까지 가세해 피해자들은 정말 힘들었다. 

서지현 검사의 ‘말하기’의 불씨가 그 의미를 갖도록 우리는 끝까지 함께해야 한다.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가는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미투’를 넘어서 전 국민적인 응원과 지지의 ‘위드유(#With You)’, 그리고 ‘나부터 나서서 성폭력을 막자’는 ‘미퍼스트(#Me First)’ 성폭력 방지 운동을 통해 우리는 여성인권을 지켜내야 한다.

<변혜정 |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원장>

기사입력 2018-02-11 21:09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32&aid=000285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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