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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한국영화 여성들, 안녕하십니까② 영화계 내 성폭력과 성 불평등, 침묵을 깨다
작성자 황진아 등록일 2018-01-08 조회수 3682
지난 8월 열린 김기덕 감독 사건 공대위 기자회견. 사진=중앙포토

지난 8월 열린 김기덕 감독 사건 공대위 기자회견. 사진=중앙포토

[매거진M] magazine M은 지난 3년 간 한국영화 속 여성의 지위와 존재감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다. 2010년대에 들어 한국영화의 여성 배제는 눈에 띌 만큼 두드러졌고, 대형 투자·배급사가 만드는 영화일수록 내적 다양성은 더 담보되지 않았다. 특히 올해는 여성뿐만 아니라 중국 동포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영화들이 논란이 됐다. 세상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데 한국영화는 그에 조응하고 있는가.  
  
magazine M은 한국영화의 결이 더욱 풍부해지길 바라며 2017년 한국영화 속 여성들의 현황을 살펴봤다. PART 1에서는 관객 100만 명 이상 관람한 한국 상업영화 25편(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 제외)이 양성을 균형 있게 다뤘는지, 여성 영화인의 참여도는 어땠는지 검토했다. PART 2에서는 여성을 구조적으로 억압하는 남성 중심의 영화 제작 환경을 타파하기 위한 나라 안팎의 움직임을 정리했다. PART 3에서는 감독, 영화제 프로그래머 등 영화인 5인의 심층 대담을 통해 대안을 찾았다.  
magazine M 취재팀  
  

 

영화계 내 성폭력과 성 불평등, 
변화는 시작됐다 

 

영화산업의 남성 중심 시스템과 힘의 논리 속에 자행돼온 성폭력과 성 불평등 문제가 드디어 침묵을 깨고 수면 위로 드러났다. 올해 국내외 영화계를 들끓게 한 젠더 이슈와 그로 인해 촉발된 변화의 단초를 돌아봤다.  
  

 #영화계_내_성폭력 #MeToo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영화계_내_성폭력’ 경험을 고발하는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진 지 꼭 1년 만이다. 다시, 침묵이 깨졌다. 성폭력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자신의 경험을 폭로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올 연말 전 세계를 달궜다. 그 불길은 어느 때보다 거셌고, 확고했다. 
  
이를 촉발한 건 지난 10월, 거물 영화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의 수십 년에 걸친 성범죄를 들춰낸 ‘뉴욕타임즈’ 기사다. 배우 애쉴리 저드, 로즈 맥고완, 영화사 여성 직원들이 이 할리우드 최고 포식자에게 강제 추행당하거나 성 접대를 요구받은 과거를 고백했다. 이 보도를 도화선으로, 기네스 펠트로, 안젤리나 졸리 등 톱스타들도 피해 경험을 털어놨다. 
  
또 다른 가해자에 대한 고발도 잇달아 터져 나왔다. ‘연기파 배우’로 사랑받은 케빈 스페이시, 더스틴 호프만과 공중파 앵커 찰리 로즈, 맷 라워 등의 가해 사실은 큰 파문을 일으켰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위 사진)은 미투 운동에 앞장선 여성들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세계 각층의 폭로와 지지가 계속됐다. 고무적인 건, 이러한 흐름 속에 미투 운동이 실질적인 반향을 끌어냈다는 사실이다. 
  

하비 웨인스타인 / 사진 AP=연합뉴스

“본의가 아니었다.” 과거 기득권층의 무수한 성추행·성폭행 사건을 유야무야 마무리한 이 변명은 더는 통하지 않았다(호프만은 실제 이렇게 둘러댔다가 더 격렬히 지탄받았다). 웨인스타인 컴퍼니는 창립자 하비 웨인스타인을 해고했다. 할리우드 제작자 조합과 아카데미 시상식 협회는 그를 제명했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웨인스타인 컴퍼니와 결별을 선언했다. 스페이시는 남성 배우 앤서니 랩이 열다섯 살에 불과했던 1986년 성추행한 사실 등이 드러나며 자신이 주연·총제작해온 넷플릭스 시리즈 ‘하우스 오브 카드’(2013~)의 제작 중단을 알리고 마지막 시즌에서도 하차했다. 리들리 스콧 감독 신작 영화는 그를 삭제한 새로운 포스터를 서둘러 공개했다. 
  
성범죄에 더 이상의 침묵은 없다. 그건 평생 일궈온 것을 한순간 몰락시킬 중죄다. 미투 운동은 확고한 교훈을 새겼다.  
  

피해자는 있되 가해자는 없다?
지난 8월 열린 김기덕 감독 사건 공대위 기자회견. 사진=중앙포토

지난 8월 열린 김기덕 감독 사건 공대위 기자회견. 사진=중앙포토

한국영화계에서도 여성 배우의 취약한 인권이 여러 조사와 법정 공방을 통해 드러났다. 영화 ‘전망 좋은 집’(2012)의 배우 곽현화는 이수성 감독과 구두 약속대로 극장 개봉 당시 삭제됐던 노출 장면이, 2013년 자신과 협의 없이 IPTV와 VOD로 공개되자, 이 감독을 성폭력처벌법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했지만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얻어내지 못했다. ‘촬영 분량에 관한 모든 지적 재산권이 감독에게 있다’는 계약서 문구 때문이다. 곽현화의 법정대리인 이은의 변호사는 “영화 현장에서 관행적으로 쓰이는 ‘샘플 계약서’를 사용하는 한, 현장에서의 구두 약속에 대해 배우나 스태프가 보호 받을 길이 없다”고 경고했다. 
  
지난 8월에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뫼비우스’(2013)에서 하차한 여성 배우가, 감정이입을 이유로 뺨을 때리고 대본에 없던 베드신 촬영을 강요했다며 김 감독을 폭행과 강요, 강제추행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이 김 감독을 일부 무혐의 처리하고,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하는 데 그치자, 여성영화인모임·한국여성민우회 등 10여 개 단체가 구성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검찰에 항고하겠다고 나섰다. 김 감독은 피소 당시 “영화의 사실성을 높이려다 보니 생긴 상황이고 개인적인 감정은 없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영화의 완성도를 명분으로 인권을 침해하는 현장 분위기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정슬아 활동가)는 건, ‘전망 좋은 집’ 법정 공방 기자회견을 비롯해 수차례 지적된 사안이다. 그런 의미에서 ‘남배우A 성폭력 사건’의 2심 유죄 판결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기덕 감독/ 사진=중앙포토

김기덕 감독/ 사진=중앙포토

A씨는 2014년 한 영화에서 가정 폭력 연기 도중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로 상대 여성 배우에게 고소당했다.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는 A씨가 당시 “배역에 몰입해 연기했”고 이는 “‘업무상 행위’”라며 무죄로 판결했다. 그러나 10개월 뒤 2심 재판부는 원심을 뒤집었다. 해당 영화의 감독이 피해 배우가 없는 자리에서 A씨에게 “강간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미친 사람처럼” 연기하라고 지시했음이 밝혀진 바. 피해 배우 측 조인섭 변호사는 2심 재판부가 “감독의 지시라 하더라도 연기 내용에 대해 피해자와 공유되지 않은 이상 면죄부가 주어지지 않으며, 연기로 인한 우발적인 행위라도 강제추행이 인정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촬영장 추행 판단 기준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성폭력 피해자 신원을 노출한 보도 행태로 인한 2차 피해 등 해결할 숙제는 산재해 있다. A씨의 항소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스러운 건, 영화계 안팎에서 적극적인 대응책이 강구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여성민우회는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를 개설해 상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공정환경조성센터를 주축으로 올해부터 정부 제작 지원작의 감독과 제작자, 프로듀서는 성폭력 예방 교육을 의무 이행해야 하며, 성범죄 관련 확정판결 시 지원금을 환수한다는 요건을 추가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의 출범이다. 영진위와 여성영화인모임이 손잡고 영화인 750여 명 대상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상담부터 피해자 지원까지 영화계 내 성희롱·성폭력에 다각적으로 대처할 원스톱 시스템을 갖춘 것. 변화는 조금씩 시작되고 있다. 
  

영화산업의 성 불평등은 시스템이다

  

'유리정원'

'유리정원'

지난 12월 여성영화인축제의 포문은 ‘성 평등 구현을 위한 영화정책 포럼’이 열었다. 단상에 나선 ‘재꽃’(7월 6일 개봉, 박석영 감독)의 안보영 프로듀서는 “올해 서울독립영화제 경쟁 부문(새로운 선택) 단편 초청 감독 성비가 여성이 60%로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며 “창의적이고 준비된 여성 감독이 이만큼 많다는 긍정적 신호”라고 말문을 뗐다. 반면 장편 초청 감독 성비는 여성이 27%로 남성(73%)의 절반에도 못 미친 바. 그는 이를 “재능 있는 여성 감독들이 독립영화계에서조차 장편 제작 시스템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상업영화의 남성 쏠림 현상은 더 심각하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관객 100만 명 이상 영화 중 여성 감독 연출작은 불과 여덟 편. 한 해 평균 한 편에 못 미쳤다. 관객 1000만 명 이상 영화 중에는 한 편도 없었다. 조혜영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전체 개봉작 중 여성 감독 연출작 비율 자체가 매우 낮고, 400~500개 이상 극장에서 개봉하는 대작영화 제작·투자사가 여성 감독을 기용하지 않는 것”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그는 또 “1000만 영화 중 여성이 주인공인 작품은 하나도 없었다”면서 “남성 간 관계에 치중한 ‘브로맨스’나 남성 영웅 영화가 극장가를 지배하면서,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 이야기는 사라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조 프로그래머에 따르면 100년 넘는 영화사 속에 여성 감독의 비율은 전 세계적으로 5~10% 사이를 유지해왔다. 가장 많은 영화 자본이 집중되는 할리우드는 여성 감독의 비율이 4%대에 머물러왔다. 조 프로그래머는 “오랫동안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수치가 유지되고 있다는 건 성 불평등이 인위적으로 굳어진 시스템이라는 얘기”라며 “정책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 향후 100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해외에서는 이러한 남성 중심적인 영화산업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바꿔보려는 국가들이 등장하고 있다. 가장 앞선 곳은 스웨덴. 스웨덴영화위원회(SFI)는 2011년 공적 기금을 지원받는 감독 성비를 2015년까지 남녀 동수로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한 해 앞선 2014년 목표치에 도달했다. 영국과 캐나다, 아일랜드, 호주 등도 이에 영향을 받은 정책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영국영화위원회(BFI)는 “온·오프 스크린의 다양성과 창작의 공정한 기회를 통한 사회 이동성 촉진”을 기반으로 한 지원 기준을 마련, 2020년까지 정부 지원 영화의 감독 성비를 실제 인구 성비를 반영한 남녀 50:50으로 맞추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정책들은 여성 영화인이 한정된 기금과 지원 프로그램 내에서 경쟁하게 하고 나머지 더 큰 규모의 자본은 여전히 남성에게 쏠리는 결과를 낳았던 기존 제도를 개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여성 영화인들은 젠더 이슈가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는 올해가 영화산업에 변화를 일으킬 적기라고 입을 모은다. 새롭게 꾸려지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실태 조사와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장단기 계획을 마련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더 크고 뜨겁게 들려온 올해 여성 영화인의 목소리 
배우 엄지원 / 사진= 엄지원 인스타그램

배우 엄지원 / 사진= 엄지원 인스타그램

“저는 ‘미씽:사라진 여자’가 우리 시대 여성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모성으로만 해석하는 분들로 인해 (제작 과정에서) 많은 난관에 부딪혀 슬프기도 했어요. 그래서 영화를 더 치열하게 찍었습니다.” -배우 엄지원

  

“성 평등 운동은 남성이 누려야 할 권리를 빼앗아 여성에게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성별의 공익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지형도를 만드는 일입니다.” -임순례 감독

  

배우 나문희 / 사진=중앙포토

배우 나문희 / 사진=중앙포토

“‘아이 캔 스피크’에서처럼, 우리 사회를 보면 아줌마들이 나서서 해내는 일들이 정말 많잖아요. 영화계에도 여성들이 뛸 수 있는 무대가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배우 나문희

  

“여성 감독이 연출하는 제작비 100억원대 영화도 나와야 합니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

  


※3부에서 계속됩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결산] 2017 한국영화 여성들, 안녕하십니까② 영화계 내 성폭력과 성 불평등, 침묵을 깨다

 

http://entertain.naver.com/read?oid=025&aid=0002783660

 

기사입력2017.12.21 오후 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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